유럽 프로축구 무대에서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명문 구단들의 파괴력은 종종 상대를 압도하는 대승으로 이어진다. 2011-2012 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부자 구단’ 맨체스터 시티가 토트넘 홋스퍼를 5-1로 크게 물리치며 화력을 과시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역시 마찬가지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해트트릭을 앞세워 레알 사라고사 원정에서 6-0 대승을 거두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아스널에 치욕을 안긴 루니와 박지성의 쐐기골 당시 축구팬들을 가장 경악하게 만든 경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라이벌 아스널을 8-2로 무참히 짓밟은 올드 트래포드의 승부였다. 핵심 선수들을 이적시킨 아스널은 힘없이 무너졌고,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은 공격적인 전술로 상대를 유린했다. 웨인 루니는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맨유 통산 150호 골이라는 금자탑을 쌓았고, 애슐리 영도 멀티골을 터뜨렸다. 여기에 박지성 역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박지성은 불과 3분 만에 영의 패스를 받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시즌 마수걸이 골을 기록했다. 이는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아스널을 상대로 터뜨린 5번째 득점이었다.
과거의 영광과 대비되는 뼈아픈 추락 상대를 무자비하게 몰아붙이던 과거의 영광스러운 기억과 달리, 현재 맨유의 상황은 몹시 어둡다. 최근 홈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은 맨유가 직면한 잔혹한 현실을 여과 없이 보여주었다. 23일이라는 긴 휴식기를 가졌음에도 선수들은 실전 감각을 찾지 못했다. 반면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건 리즈는 특유의 거칠고 빠른 템포로 맨유를 거세게 압박했다. 정돈된 경기를 예상했던 마이클 캐릭 감독 대행과 선수들은 거리의 난투극 같은 상대의 저돌적인 플레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며 노아 오카포에게 전반전에만 멀티골을 헌납했다. 이는 1981년 이후 리즈가 올드 트래포드에서 거둔 첫 리그 승리였다.
잇따른 퇴장 변수와 흔들리는 챔피언스리그 진출 얇아진 선수단 두께와 끊이지 않는 부상 악재는 맨유의 발목을 단단히 잡았다. 급하게 호흡을 맞춘 수비진은 경기 내내 불안감을 노출했고,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고군분투에도 팀의 공격 활로는 쉽게 열리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후반전 초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가 상대 공격수의 머리카락을 잡아당겨 비디오 판독(VAR) 끝에 다이렉트 퇴장을 당했다. 수적 열세 속에서 카세미루가 만회골을 터뜨리며 반격을 시도했으나, 이미 기울어진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캐릭 부임 후 첫 홈경기 패배를 당한 맨유는 최근 4경기에서 단 1승에 그치고 있다.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중대한 목표를 앞두고 연이은 레드카드와 뼈아픈 패배가 겹치며 맨유의 앞날에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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