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3월 2025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로렌스 버틀러와 연장 계약 협상 진행 중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하 A’s)가 외야수 로렌스 버틀러와 연장 계약 협상을 진행 중이다. 《디 애슬레틱》의 에반 드렐리치(Evan Drellich) 기자에 따르면, A’s의 데이비드 포스트 단장은 팀이 여러 선수들과 연장 계약 논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대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버틀러는 장기 계약의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24세의 그는 지난 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A’s의 신예 타선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그는 451타석에서 타율 .262, 출루율 .317, 장타율 .490을 기록하며 24개의 2루타, 2개의 3루타, 2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또한 도루 시도 18번 중 모두 성공하며 주루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특히, 올스타전 이후 뛰어난 타격 감각을 보여주었다. 시즌 전반기까지 그의 통산 타율은 .205에 불과했으며, 삼진율도 약 30%에 달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타율 .300, 출루율 .345, 장타율 .553을 기록하며 13개의 홈런과 32개의 장타를 쏟아냈다. 삼진율도 약 10% 가까이 줄이며 타석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높였다. 해당 기간 동안 조정 득점 생산력(wRC+)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생산적인 타자 10명 안에 들었다.

장기 계약? 아직 검증되지 않은 리스크

버틀러가 보여준 메이저리그 활약은 단 3개월에 불과하다. A’s가 연장 계약을 추진하는 것은 후반기의 활약이 일시적인 반짝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이유도 있다. 그가 이번 시즌에도 같은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확인한 후 계약을 추진하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반면, 만약 버틀러가 한 시즌 내내 좋은 성적을 낸다면, 그때는 연봉 협상에서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버틀러는 메이저리그 서비스 타임 1년을 갓 넘긴 상태로, 구단이 5년 동안 통제할 수 있으며, 2년 후에야 연봉 조정(FA 전 단계) 자격을 얻게 된다. 즉, A’s는 버틀러를 28세까지 보유할 수 있다.

최근 이와 유사한 사례로는 콜로라도 로키스의 유격수 에제키엘 토바(Ezequiel Tovar)가 있다. 그는 지난해 22세의 나이에 7년 6,35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워싱턴 내셔널스의 포수 케이버트 루이즈(Keibert Ruiz)는 24세 시즌을 앞두고 8년 5,000만 달러,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3루수 키브라이언 헤이즈(Ke’Bryan Hayes)는 8년 7,000만 달러에 계약한 바 있다.

그러나 이 세 선수는 각각 유격수, 포수, 3루수로서 비교적 수비에서 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이다. 반면, 버틀러는 신인 시즌에 중견수를 맡기도 했지만, 지난 시즌 대부분 우익수로 기용되었다. 그는 코너 외야에서 평균적인 수비력을 보였으며, 1,000이닝 가까이 뛰면서도 특별히 뛰어난 수비력을 증명하지는 못했다.

다만, 공격력 면에서는 토바, 헤이즈, 루이즈보다 더 높은 잠재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버틀러 측은 토바나 헤이즈 수준의 계약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A’s가 그 정도의 장기 계약을 제시할지는 미지수다.

A’s, 이례적인 공격적 투자

A’s는 전통적으로 선수들의 초반 커리어 단계에서 장기 계약을 맺는 경우가 드물다. MLB트레이드루머스(MLBTR)의 계약 기록에 따르면, A’s가 연봉 조정 이전 단계의 선수와 연장 계약을 맺은 것은 10년 전 션 두리틀(Sean Doolittle)과 1,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 A’s는 기존 운영 방식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루이스 세베리노(Luis Severino)와 3년 6,700만 달러라는 구단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FA 계약을 체결했고, 브렌트 루커(Brent Rooker)와도 5년 6,000만 달러 연장 계약을 맺었다.

또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제프리 스프링스(Jeffrey Springs)를 영입하며 그가 체결한 계약(2년 2,175만 달러)을 인수했다. 여기에 불펜 강화를 위해 FA 시장에서 호세 레클레르크(José Leclerc)와 1,0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A’s가 경쟁적 균형세(CBT, Competitive Balance Tax) 기준 1억 500만 달러 이상을 맞춰야만 수익 공유 수혜 자격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로스터리소스(RosterResource)》의 추정에 따르면, A’s의 CBT 기준 총 연봉은 약 1억 700만 달러로, 목표치를 달성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추가적인 투자 여력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버틀러 외에도 연장 계약 가능성 있는 선수들

현재 A’s에서 2027년 이후까지 계약이 확정된 선수는 루커뿐이다. 세베리노는 2026-27시즌 종료 후 옵트아웃을 가질 수 있으며, 스프링스는 구단 옵션을 가지고 있다. 이는 구단이 향후 몇 년간 연장 계약을 통해 팀의 핵심 선수들을 묶을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버틀러 외에도 연장 계약 후보로는 포수 셰이 랭글리어스(Shea Langeliers), 유격수 제이콥 윌슨(Jacob Wilson), 중견수 JJ 블레이데이(JJ Bleday) 등이 거론되고 있다. A’s가 과연 버틀러를 포함한 젊은 선수들에게 장기적인 투자를 단행할지, 또는 이번 오프시즌의 변화가 단기적인 전략 변화에 불과할지는 앞으로의 움직임을 통해 확인될 것이다.